‘중깐’으로 유명한 목포의 중화루를 방문하고 쓴 후기 글이다. 중깐은 고기와 야채를 잘게 갈아서 면 위에 부어먹는 ‘목포식 간짜장’이다. ‘짜장면이 다 거기서 거기지’라는 생각으로 갔다가 생각보다 맛있게 먹고 왔다.
목포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아래의 글들도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한다. 다 읽고 나면, 목포의 매력에 푹 빠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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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함께 목포 여행 중 목포에만 있다던 ‘중깐’을 먹으러 중화루에 들렀다. 서울에도 널린 게 중국집인데 굳이 목포에 와서까지 중국집에 가고싶진 않았다. 하지만 꼭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아내의 말에 못 이기는 척 가게에 들어갔다.
목포 중화루는 1949년부터 영업을 했다고 한다. 6.25 전쟁 이전부터 영업을 한 것이다. 그 역사를 증명하듯 가게 한편에는 1965년에 사용했던 메뉴판도 액자에 걸려 있다. 이 가게의 오랜 역사에 놀라고 60원이라는 짜장면 가격에 또 한번 놀랐다. 옆에 한글과 한자와 일본어가 섞여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가게 내부를 구경하고 있으니 탕수육이 먼저 나왔다. ‘미리 튀겨놨을 테니 탕수육이 가장 먼저 나올 수도 있지’ 하면서 한입 베어무는데 보통 맛이 아니다. 절대 미리 튀겨놨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촉촉한 탕수육이다. 식사 내내 아내와 감탄하며 먹었다. 다른 메뉴들도 다 맛있었지만, 식은 후에도 이 탕수육이 가장 맛있었다.
정신없이 탕수육을 먹고 있으니 중깐이 나온다. 일반적인 간짜장과 달리 짜장 소스의 재료들이 잘게 갈려 있다. 그리고 면이 굉장히 얇다. 생라면의 면발 굵기와 비슷하다. 짜장 소스를 붓고 열심히 비빈다. 한입 후루룩 먹어보니 간짜장의 풍미가 코를 자극한다. 재료를 잘게 갈아서인지 풍미가 더 진하게 느껴지고, 면발이 얇아서 소스가 면에 잘 배어들어 있다.
둘이서 짬뽕까지 주문하기엔 양이 많아 머뭇거리다 짬뽕 국물만 사장님께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내어주셨다. 짬뽕 국물도 예사롭지 않았다. 잘게 썬 애호박이 들어가 있었는데, 인위적으로 낸 매운 맛이 아니라 깊은 맛이 났다. 깊고 진한 국물에서 이 가게의 오랜 역사가 느껴진다.
다시 목포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중화루에 가서 중깐과 탕수육을 또 한번 먹고 싶다. 평소 먹던 짜장면이 아닌, 색다른 짜장면을 먹어보고 싶다면 이곳 중화루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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