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 카세트 플레이어, 오래된 여관이 감성 숙소로 변신하다

목포에 있는 스테이 카세트 플레이어라는 숙소를 다녀오고 작성한 후기 글이다. 스테이 카세트 플레이어는 오래된 여관을 개조해서 만든 숙소다. 현대적이면서도 한편으론 오래된 여관의 감성을 그대로 갖고 있다. 또,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컨셉이 ‘카세트 플레이어’다. 숙소의 외관과 내부에서 ‘카세트 플레이어’를 연상케하는 부분이 많았다. 목포역과 각종 명소와도 가깝다. 목포에 방문한다면 추천하는 숙소다.


목포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아래의 글들도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한다. 다 읽고 나면, 목포의 매력에 푹 빠질 것이다.


스테이 카세트 플레이어는 아내의 강력 추천으로 묵게 된 숙소다. 몇개월 전 친구와 함께 다녀온 후나와 함께 가보고 싶다며 난리였다. 아내와 목포를 여행하며 3일간 이 숙소에 묵었고, 나도 이 숙소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카세트 플레이어를 통해 희미한 기억 속에 잠자고 있던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카세트 플레이어를 건물로 만들다

목포에 도착한 뒤 이곳 저곳을 둘러보느라 해가 떨어진 뒤 느지막이 숙소에 도착했다. 은은한 조명이 숙소를 더 감성적으로 보이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건물 외관도 카세트 플레이어를 닮았다.

스테이 카세트 플레이어의 외관
밤에 본 스테이 카세트 플레이어의 외관. 은은한 조명이 숙소를 밝히고 있다. 자세히 보면 숙소 외관도 카세트 플레이어를 연상케 한다.

2층으로 올라며면 카세트를 들을 수 있는 청음실이 있다. 이문세부터 신해철, GOD와 같은 추억의 가수들의 카세트들이 진열되어 있다. 한창 옛날 노래에 빠져 있던 대학생때 많이 들었던 노래들이라 반갑게 느껴진다. 누군가 재생시켜놓은 카세트 플레이어가 정겨운 소음과 함께 노래를 들려주고 있었다.

스테이 카세트 플레이어의 청음실
2층에 있는 카세트 플레이어 청음실이다. 여러 대의 카세트 플레이어와 카세트가 한쪽 벽면을 채우고 있다. 방명록도 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사연을 듣는 재미도 있다.

숙소 이름이 왜 ‘카세트 플레이어’일까?

카세트는 오래 들으면 늘어난다. 마음에 드는 노래를 카세트가 늘어질 때까지 들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이 숙소를 디자인한 디렉터의 말에 따르면, 누구든 이 숙소에 와서 늘어질 때까지 여유롭게 지내다 갔으면 해서 이렇게 지었다고 한다. 목포라는 도시가 주는 분위기와 이 숙소가 주는 느낌이 비슷하다. 조용히 여유를 즐기고 싶을 때 더할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다.

스테이 카세트 플레이어의 3층 복도
3층의 복도. 흰색으로 인테리어해서 깔끔하다.

눈을 즐겁게 하는 감각적인 인테리어

스테이 카세트 플레이어는 식당과 복도마저 예쁘다. 2층 복도는 빨간색과 초록색으로 복고스러운 느낌을 내었고, 3층 복도는 흰색으로 칠해 깔끔한 모습이었다. 곳곳에 있는 꽃들이 분위기를 화사하게 만들어준다.

스테이 카세트 플레이어의 2층 복도
2층 복도. 3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2층의 복도를 걷다보면, 오래된 드라마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든다. 빨간색의 카페트와 초록색의 벽, 갈색의 문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스테이 카세트 플레이어의 식당
식당의 꽃과 조명.

식당에도 꽃과 조명이 예쁘게 자리하고 있다. 아내와 함께 목포 쫀디기와 빵 등을 사와서 이곳에서 먹었다.

스테이 카세트 플레이어의 방명록
방명록에 누군가 남긴 캘리그라피.

다양한 사연을 들을 수 있는 방명록

스테이 카세트 플레이어의 또 한 가지 특별한 점은 방명록이다. 2층 청음실에 놓여있는 방명록에는 이곳을 가쳐간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카세트를 들으며 이 사연들만 읽어도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간이지만 나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점이 글을 적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느 때보다 솔직하게 만들어준다.

스테이 카세트 플레이어의 내부 모습
방 내부의 모습. 넓은 침대와 세면실이 보인다.

1970년대 건물의 특징들을 볼 수 있는 숙소 내부

방 내부는 작고 아담하다. 1970년대에도 영업을 했던 곳이라 구조가 요즘 건물들과 다르다. 세면실과 화장실이 구분되어 있다는 점도 신기했다. 천장도 요즘 건물에서는 보기 힘든 움푹 들어간 방식이다. 방의 크기는 작은데 침대는 커서 둘이 자기에 여유로웠다. 아마 킹사이즈 침대인 것으로 보인다.

스테이 카세트 플레이어의 숙소 화장실
화장실마저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조선시대에 지어진 한옥에 묵어보면 선조들의 삶의 방식을 상상하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60년 전에 지어진 건물들에 묵어보며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삶은 어떠했을지 자연스레 떠올려볼 수 있었다.

오래 된 건물인 만큼 방음이 잘 안 되는 등 아쉬운 점도 있었다. 하지만 획일화된 호텔이 줄 수 없는 옛 추억과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매력이다. 심지어 가격도 저렴하다. 목포에 방문한다면 스테이 카세트 플레이어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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