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트로, 도깨비 시장 골목 끝에 숨어있는 보물같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동네 식당밖에 없을 것만 같은 공릉동의 도깨비 시장 끝자락에 작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디에트로가 있다. 간판도 눈에 잘 띄지 않고, 도깨비 시장에서도 구석진 곳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400개가 넘는 캐치테이블 리뷰가 달렸고, 평점은 무려 4.9점이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방문했다가 맛과 서비스에 놀랐다. 과장을 전혀 보태지 않고, 이탈리아 여행 중 먹었던 음식들보다 더 맛있게 먹었다.

디에트로 가게 외관
빈 와인병들이 놓여져 있는 가게 외관

디에트로 외관과 내부

도깨비 시장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감성의 외관이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간판이 달려 있고, 와인병이 가게 앞에 놓여져 있다. 짙은 암막 커텐이 내부를 가려주고 있다. 캐치테이블 예약이 아니었다면, 레스토랑이라고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외관이다.

디에트로 가게 내부
심플한 가게 내부

가게 내부도 심플하다. 4인석 테이블 3개와 2인석 테이블 2개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바에도 몇 자리가 더 있긴 하다. 벽 한쪽에는 와인 냉장고도 있었다.

식전주로 제공된 복분자주
식전주로 제공된 논알콜 복분자주

메뉴를 주문하면 식전주가 제공된다. 복분자주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논알콜이라 술을 좋아하지 않는 나도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맛이었다. 상큼한 맛이어서 입맛을 돋워주기에 충분했다.

디에트로의 가리비 관자
눈이 즐거운 가리비 관자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웠던 가리비 관자

안티파스토(Antipasto)는 가리비 관자를 주문했다. 참고로 안티파스토는 ‘전채요리’라는 뜻으로 흔히 말하는 ‘애피타이저’와 같은 의미다. 이탈리아 여행을 갔을 때, 안티파스토도 무조건 주문해야 하는 줄 알고 모든 식당에서 안티파스토를 주문했던 기억이 있다. 알고 보니 꼭 그런 건 아니라서 이탈리아 사람들도 파스타 하나만 주문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가리비 관자는 초당옥수수 퓨레 위에 구운 관자 네 조각이 올려져 있다. 그리고 그 위에 아르부가 캐비어가 올려져 있다. 눈으로 보기에도 너무 예쁘지만, 맛도 좋았다. 무엇보다 관자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하게 조리되어 맛있었다.

디에트로의 갑오징어 오일 파스타
토치로 불향을 내고 있는 갑오징어 오일 파스타

쫄깃하고 통통해서 맛있었던 갑오징어 오일 파스타

프리모(Primo)는 갑오징어 오일 파스타를 주문했다. 프리모는 이탈리아어로 ‘첫번째’라는 뜻으로 메인 요리 전에 먹는 요리라는 뜻이다. 보통 파스타와 리조또가 여기에 해당한다. 갑오징어는 통으로 서빙된 다음 직원분이 눈 앞에서 토치로 직접 구워주신다. 엄청난 퍼포먼스는 아니지만 나름 보는 재미가 있다.

디에트로의 갑오징어 오일 파스타에서 갑오징어를 먹기 좋게 자른 모습
구성은 심플하지만 맛은 최고였다.

그리고 갑오징어를 직접 가위로 먹기 좋게 잘라주신다. 토치로 불향을 입힌 갑오징어와 쑥갓, 그리고 파스타라는 단촐한 구성이지만 정말 맛있었다. 무엇보다 갑오징어가 너무 통통하고 쫄깃하게 맛있었다. 갑오징어를 먹기 위해 다시 방문하고 싶을 정도다. 파스타도 너무 조리가 잘 되어 있어서 소스까지 긁어먹었다. 왜 이 메뉴가 이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메뉴인지 알 것 같다.

디에트로의 문어 스테이크 먹물 리조또
형형색색의 문어 스테이크 먹물 리조또

풍미 가득한 문어 스테이크 먹물 리조또

메인 메뉴인 세콘도(Secondo) 대신에 프리모 중 문어 스테이크 먹물 리조또를 주문했다. 문어를 장시간 수비드해서 질기지 않고 너무 부드러웠다. 먹물 리조또도 진득하고 풍미가 좋았다. 관자, 갑오징어, 문어는 조금만 잘못 조리해도 질겨질 수 있는데 하나같이 잘 조리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소믈리에가 추천해주신 화이트 와인
해산물과 곁들여 먹은 화이트 와인

소믈리에가 추천해주는 와인

아내가 오랜만에 와인을 맛보고 싶다고 해서 글래스 와인을 주문했다. 나는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 와인을 한잔만 주문했는데도 소믈리에분이 직접 오셔서 와인을 설명해주셔서 놀랐다. 해산물 요리를 많이 주문했더니 해산물과 곁들여 먹기 좋은 와인을 세 가지 정도 추천해주셨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해서 주문했다. 아내도 만족했고, 와인의 포도 품종과 원산지, 맛에 대해 풍부한 설명을 듣고 마시니 더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이탈리아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특별한 경험이었다.

디에트로 수제 티라미수
수제 티라미수

수제 티라미수

돌체(Dolce)는 이탈리아어로 ‘달콤한’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카페 메뉴판에서 볼 수 있는 ‘돌체 라떼’는 ‘달달한 라떼’라는 뜻이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는 디저트라는 의미로 쓴다고 한다. 원래 디저트까지 주문할 계획은 없었는데 앞서 먹은 메뉴들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디저트도 궁금해서 주문해보았다.

티라미수 윗부분인 마스카포네는 다른 티라미수들과 큰 차이를 못 느꼈는데, 아래에 깔린 빵 부분이 독특했다. 일단 빵에 적셔진 커피가 굉장히 진했고, 중간중간 크런치한 식감을 주는 재료가 있었다. 다른 레스토랑에서 먹어보지 못한 특별한 티라미수를 먹어보고 싶다면 한번쯤 먹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총평 : 특별한 미식 경험을 할 수 있는 공릉 맛집

디에트로가 시장 골목이 아닌 이태원, 청담동, 성수동에 있었으면 웨이팅 맛집이 되었을 것이다. 이런 레스토랑이 집 주변에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할 정도다. 특별한 날마다 가고 싶고, 특별한 일을 만들어서라도 가고 싶을 정도의 레스토랑이다. 가성비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충분히 맛있는 식사와 미식 경험을 하고 싶다면 강력하게 추천한다.

주차장, 콜키지, 키즈존, 예약 정보

기타 가게 정보는 아래와 같다.

  • 주차장은 없어서 주변 공영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 콜키지도 가능하지만, 보틀당 3만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 키즈 체어키즈 커트러리 세트가 준비되어 있다.
  • 예약이 꽉 차 있을 수 있어서 캐치테이블로 예약하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디에트로 관련 링크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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