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유도분만 후 제왕절개 출산 후기, 1인실 총비용 및 주차 꿀팁까지

이 글은 서울의료원에서 유도분만 시도 후 제왕절개로 출산한 이야기를 남편 관점에서 기록한 글이다. 우리는 1인실에서 지냈고, 총 비용과 그 후기도 기록해보았다. 남편 관점에서 기록했지만, 산모 입장에서 꼭 필요한 정보들은 아내에게 물어본 후 정리했다. 내가 정리하고 싶어서 작성하는 글이기도 하지만, 나중에 나와 같은 고민을 할 사람들을 위해 정리한 글이기도 하다.

출산 과정 요약

한 눈에 정리하자면, 우리는 아래와 같이 출산을 했다.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낀 점들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 출산 시기 : 2026년 10월 초(임신 40주차)
  • 유도 분만 : 5시간
  • 출산 방법 : 제왕절개
  • 입원기간 : 3박 4일
  • 병실 : 13층 1인실
  • 총 비용 : 1,239,840원

유도분만의 과정

유도분만을 하러 병원에 오면, 산모는 간단한 검사를 하고 가족분만실에서 질정과 촉진제, 그리고 내진을 반복한다. 그리고 진통 강도 변화를 계속 트래킹한다. 이때 남편도 짐을 옮기고 양가 부모님한테 연락드리는 것 외에도 할 것들이 있는데, 정신이 없어서 기억은 잘 안 난다. 어차피 간호사 선생님들이 다 알려주신다.

제왕절개를 결심한 이유

우리는 원래 자연분만을 하려고 했다. 특히 아내의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미 출산예정일은 지났고 애기가 배 안에서 계속 크고 있어서 무작정 더 기다리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처음엔 유도분만을 결심했다. 하지만 아내가 유도분만을 너무 힘들어 했고, ‘장시간 유도분만 시도 후 제왕 엔딩’ 케이스를 주변에서 너무 많이 봐서, 차라리 빠르게 수술을 결정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아직 초보중의 초보지만, 임신, 출산, 육아 중에서 어느 것 하나 맘대로 되는 게 없는 것 같다.

제왕수술 과정

우리는 유도분만하다가 제왕을 결정만 하면, 바로 할 수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침을 먹고 오는 바람에 ‘수술 전 8시간 금식’을 위해 제왕을 결정한 후로부터 아내가 2~3시간이나 더 고통을 참아야 했다. 혹시 제왕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금식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아내 관점에서의 제왕 수술

이번에 수술하며 알게된 건데, 겉으로 드러나는 제왕 흉터는 작지만, 실제로 피부 안쪽은 훨씬 더 많이 절개한다고 한다. 그래서 통증이 클수밖에 없다고 한다.

  1. 아내는 수술실로 들어가고 먼저 하반신 마취를 한다.
  2. 그리고 배를 가르고 애기를 꺼낸다. 이때 천으로 가려서 아내는 배 아래쪽을 볼 수 없다고 한다.
  3. 의료진이 아내에게 애기가 정상임을 확인시켜주고, 수면마취 후 가른 배를 봉합한다.
  4. 아내는 회복실로 들어간다.
  5. 약 1시간 후 입원실로 이동한다.

회복실에서 한번 눈을 뜨면 다시 잠들지 말라고 간호사 선생님들이 엄청 깨운다고 한다. 그 후 조금씩 마취가 풀리면서 통증이 오기 시작한다.

남편 관점에서의 제왕 수술

  1. 제왕수술을 한다는 것은 반드시 입원한다는 의미이므로 입원수속을 밟아야 한다. 평일은 1층 원무과, 휴일엔 응급원무과에서 여러가지 동의를 받으며 입원수속을 밟는다.
  2. 병실이 배정되면, 가족분만실에서 병실로 짐을 옮긴다.
  3. 그리고 애기가 언제 나올지 모르니 수술실 앞에서 대기해야 한다. 이때 시간이 정말 안 간다.
  4.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간호사 선생님이 애기를 인큐베이터 같은 통에 넣어서 나오신다. 간단한 설명을 해주신다.
  5. 4층 분만실로 다시 가서 무언가 설명을 듣고, 다시 수술실로 내려와서 아내가 회복실에서 나오기를 기다렸다.
  6. 아내가 회복실에서 나온 후 함께 병실로 올라간다. 물론 아내는 이동형 침대에 누워있는 상태다.
  7. 수술 직후라 이동형 침대에서 병실 침대로 옮길 때 아내는 많이 힘들어 했다.

유튜브에서 제왕수술 영상을 보면, 애기가 정말 금방 나오던데, 우리는 애기가 나오기까지 거의 1시간은 걸렸다. 그리고 제왕수술이라 그런지 요즘 많이 보이는 남편이 탯줄을 자르는 건 할 필요가 없었다.

13층 1인실 후기

병실 타입을 선택할 때, 우리는 5인실과 1인실 중 고를 수 있었는데, 나중에 돌아보니 1인실 하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제왕 수술을 하는 경우는 반드시 1인실을 추천한다. 부부가 이야기해야 할 것도 많고, 수술 후 오로도 나오고 그걸 치우는 과정이나 그밖에 모든 것을 생각했을 때, 5인실이었으면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다만, 아무리 1인실이어도 보호자 침대는 형편없다. 아니 애초에 침대가 아니라 쇼파다. 나는 키가 178cm이고 약간 큰 체형인데도 쇼파의 폭이 내 어깨와 딱 맞았다. 잠버릇이 사납거나 덩치가 좀 더 컸더라면 더 힘들었을 것 같다. 어차피 아내가 힘들어해서 새벽에도 잠을 잘 못 자니까 쇼파를 놓은 걸까? 그건 모르겠지만, 정말 힘든 여건이긴 하다. 참고로 나는 퇴원하는 날 오후에 오랜만에 코피가 났다. 힘든 일정이긴 했지만, 제왕하는 산모는 혼자 아무것도 하기 어렵기때문에 보호자가 옆에 꼭 있어야 한다.

그래도 13층이라 바깥 뷰는 좋다. 하지만 응급실쪽이라 새벽에도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가 많이 들리고, 밤 늦은 시간까지 바로 앞 농구코트에서 노는 아이들로 인해 소음이 좀 있다. 창문을 닫으면 좀 낫지만, 그래도 괴로울 수 있으니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이나 귀마개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그리고 1인실도 공간이 아주 여유롭진 않다. 기내용 캐리어라 작은데도 불구하고, 캐리어를 펼치면 통로를 다 막게 돼서 돌아다니기가 어렵다.

병원밥, 슴슴하고 또 슴슴한 맛..

병원밥은 예상대로 정말 슴슴했다. 근데 환자는 그렇다 쳐도 보호자식은 좀 자극적이어도 될 것 같은데, 보호자식도 자극 없는 맛이었다. 그래도 못 먹을 정도는 아니고 배고파서 잘 먹었다. 보호자식이 조금 고민될 수 있긴 한데, 어차피 수술한 아내를 두고 시간을 오래 비우긴 어려워서 보호자식을 신청하는 걸 추천한다. 산모라서 미역국도 챙겨주셨다.

왜 이름이 ‘배선실’인진 모르겠지만, 배선실은 위와 같다. 다 먹은 식판을 내어놓기도 하고, 물을 뜨거나 전자렌지를 돌릴 수도 있다. 나는 아내의 젖몸살을 방지하기 위해 수건을 물에 적셔서 이곳에서 전자레인지를 돌리기도 했다.

병원밥이 아쉽거나 간식이 필요하다면 지하 1층에 편의점도 있다. 24시간이고, 심야에는 무인으로 운영한다. 병원 내 편의점이라 각종 패드 같은 것들도 판매한다.

주차 꿀팁

그래도 며칠 있었다고 나름 생각나는 꿀팁들이 있다. 먼저, 주차 팁이다.

  • 3박 4일 중 입원일과 퇴원일은 주차비가 무료다. 하지만 입원일은 자동 적용이지만, 퇴원일은 따로 등록을 해야 한다. 퇴원할 때 입퇴원확인서를 서류를 발급받은 후 지하 2층의 주차관리소 사무실에서 퇴원일 주차비 무료 적용을 받아야 한다. 나갈 때 주차차단기에서 CCTV로 보여드려도 되지만, 굉장히 번거로우니 미리 하는 것을 추천한다.
  • 그리고 나머지 2일은 주차관리소에 등록 및 결제하면, 하루 1만원 정기권 등록이 가능하다. 차를 가져온다면 꼭 등록하는 걸 추천한다. 정기권이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의사 및 간호사 선생님들에 대하여

나는 입원해본 적이 없어서 의료진을 가까이에서 볼 일이 없었다. 이번에 4일간 의료진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참 사명감 없이 할 수 없는 일이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리고 다들 너무 친절하셨다. 수술실에서 마취할 때 아내가 놀라지 않게 어떤 느낌이 날지 미리 설명해주신 마취과 선생님, 아내가 수술 후 가스가 나오지 않아 고생하다가 드디어 가스가 나왔다고 함께 뛸듯이 기뻐해주신 선생님, 회복을 위해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선생님 등 정말 감동스러울 정도로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나는 평생에 한두번이지만, 이분들은 매일 우리같은 사람들을 볼 텐데 매번 이렇게 친절히 설명해주신다는 것을 생각하면 놀랍고 감사하다.

물론 아주 간혹 불친절한 분도 있었다. 말없이 소변줄을 뽑는다거나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보호자인 나에게 한다거나 하는 일도 있었지만, 친절한 분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혹시 서울의료원에서 분만을 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면 나는 추천하고 싶다. 이제 첫째를 낳았으니 아마 둘째도 서울의료원에서 낳을 것 같다. 그땐 좀 더 능숙하게 할 수 있을까? 그건 모르겠다. 아무튼 이 글이 다른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반응이 좋으면 필수 준비물이나 조리원 이야기도 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