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라띠젤라띠, 이탈리아 정부가 인정한 한국의 젤라또 가게

잠실역에 갔다가 마침 생각난 김에 젤라띠젤라띠 KT송파타워점에 다녀왔다. 최근 젤라또 관련 글을 쓰며 젤라띠젤라띠에 대해 알게 됐다. 우리나라에는 이탈리아 정부 인증을 받은 젤라또 가게가 3개 있는데, 젤라띠젤라띠가 그 중 하나이다.

젤라또와 아이스크림에 큰 차이가 있듯, 젤라또도 어떻게 만드는지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사실 오늘 젤라띠젤라띠를 가기 전에 다른 젤라또 가게에 들렸다가 약간 실망을 한 상태였다. 그 가게의 젤라또는 일반 아이스크림보다는 분명 맛있지만, 어딘가 깊은 맛이 부족하고 맛이 따로 놀고 있었다. 아쉬운 마음을 채우기 위해 젤라띠젤라띠를 가기로 마음 먹게 됐다.

젤라띠 젤라또의 젤라또 컵
젤라띠젤라띠의 컵(130g)에 각각 두 가지 맛이 담겨져 있다. 매장 인테리어만 보면, 이탈리아 여행 갔을 때의 기억이 떠오를 정도로 고증(?)을 잘 했다.

아내와 나는 제주감귤, 리코타 피스타치오, 리조(쌀), 헤이즐넛크레미노 이렇게 4개의 맛을 주문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매우 훌륭한 젤라또였다. 하루에 두 개의 젤라또 가게를 방문하니 이전의 다른 가게에서 먹은 젤라또의 맛이 왜 별로였는지 명확히 알게 됐다.

  • 제주감귤 맛은 입에 넣는 순간 입 안에 감귤 향이 진하게 퍼진다. 지나치게 신 맛이 나지 않고, 상큼하게 입을 상쾌하게 해준다. 오렌지 같은 비슷한 과일의 향이 아니라 진짜 제주감귤 본연의 향이 나서 더 반갑게 느껴진다.
  • 리조는 쌀로 만든 젤라또다. 어느 젤라또 가게를 가든 리조는 웬만하면 있다. 그만큼 대중적이고 호불호 없을만한 맛이다. 쫀득한 쌀알이 씹혀서 식감이 재미있고, 무엇보다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살짝 시나몬 향이 들어가 있어서 맛이 심심하지 않다.
  • 리코타 피스타치오 맛은 의외였다. 리조와 함께 피스타치오 맛도 어느 젤라또 가게를 가더라도 볼 수 있는 대중적인 맛이다. 근데 리코타 치즈를 함께 넣어서 약간 변형을 주었고, 피스타치오도 들어가 있어 씹는 맛이 있다.
  • 마지막 맛은 헤이즐넛 크레미노였다. 헤이즐넛 향이 강하게 났고, 초코 향도 섞여 있었다. 크림이 들어가서인지 다른 맛보다 더 쫀득했다.
젤라띠 젤라또의 매장 내부 모습
스테인리스 용기 안에 젤라또들이 담겨져 있다. 리조와 피스타치오 같은 기본적인 맛부터 처음 보는 맛들까지 다양했다.

어느 이탈리아인이 인스타그램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젤라또 주변을 화려하게 장식한 젤라또 가게일수록 맛이 없다.”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젤라띠젤라띠는 밖에서 전혀 볼 수 없는 용기에 담겨져 있다. 마치 ‘우리 젤라또는 어차피 훌륭하니 굳이 뽐낼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듯하다. 맛을 보면 근거 있는 자신감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아마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다.

젤라띠 젤라또에서 점원이 젤라또를 푸는 모습
맛을 주문하면 직원분이 용기를 열고 젤라또를 퍼주신다. 직원분의 손목 스냅에 따라올라오는 젤라또만 보아도 쫀득함이 느껴질 정도다.

젤라또의 매력 중 하나는 재료 본연의 맛을 풍부하게 느끼게 한다는 점이다. 한 숟갈씩 뜰 때마다 오로지 설탕으로만 맛을 낸 아이스크림이 줄 수 없는 다양하고 깊은 맛이 재미를 더해준다. 굳이 이탈리아에 가지 않고도 제대로 만든 젤라또를 먹어보고싶다면, 젤라띠젤라띠의 방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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