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에 위치한 음악카페 더치하우스를 다녀온 후 쓰는 후기글이다. 더치하우스는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콘서트 수준의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는 카페다. 수준 높은 스피커로 생생한 음악을 감상하고 싶다면, 추천하는 곳이다. 평소 음악을 좋아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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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카페
군대 가기 전 교수님과 선배들과 종강 파티를 한 적이 있다. 소수만 듣던 강의라 교수님이 라이브 카페를 데리고 갔었다. 라이브 카페에서 고용된 가수분이 신청곡도 받으며 노래를 부르는 시스템이었다. 아직 군대에 가기 전이라 이미 전역한 짓궂은 선배들이 나를 위해 ‘이등병의 편지’를 신청해서 들었던 씁쓸한 기억이 있다.
이제는 예비역도 지나고 민방위 아저씨가 되었다. 30대 중반에 아저씨라고 불리는 게 억울하긴 하지만, 조금씩 인정해야 할 때가 오고 있다. 더치하우스에서 사장님께 곡을 신청하며 10년도 더 된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났다. 이제는 이등병의 편지도 아무렇지 않게 신청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지만, 굳이 신청하진 않았다.
카페에 들어가면 다른 카페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수를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음악 장비들들이 카페 곳곳에 놓여져 있다. 항간에는 남자의 3대 악취미 중 하나가 ‘스피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스피커의 퀄리티가 높아질 수록 투자해야 하는 돈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나중에 여쭤보니 다행히 사장님의 아내분도 음악을 좋아하신다고 했다.
마치 콘서트장에 온 듯한 분위기의 공간
더치 라떼를 주문했다. 칵테일 잔에 커피를 담아주셨다. 향긋한 커피를 마시며 본격적으로 음악을 감상한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손님이 많지 않아 신청곡을 자유롭게 받아주셨다. 마치 콘서트장에 온 듯한 생생한 소리들이 귀에 들려오기 시작한다. 한낮인데도 암막 커튼을 쳐서 어두워진 내부와 향긋한 커피, 귀를 간지럽히는 소리들이 마치 다른 세계에 온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아, 이래서 음악 감상이 악취미인 것인가. 점심도 먹지 않고 방문했는데, 배고픔을 잊어버릴 정도로 좋았다.
음악에 진심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
사장님 내외분도 친절했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어떻게든 더 좋은 노래와 음향을 들려주시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사장님의 음악에 대한 진심이 느껴졌다. 준비된 음향 장비와 CD의 개수를 보면 경이로움마저 느껴진다. 얼마나 오랜 세월 시간을 쏟고 장비들을 모아왔을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음악을 듣고 있으면 푸들 두마리가 와서 애교를 부린다. 많이들 키우는 토이 푸들이나 미니어처 푸들이 아닌 원종에 가까운 푸들이라 대형견만한 크기다. 크기가 커서 처음엔 무서운데 하는 짓은 또 애교쟁이다. 손님들에게 애교를 부리는 모습을 보니 밥값은 톡톡히 하는 것 같다. 대형견이 이렇게도 귀여울 수 있다니!
공간과 커피, 음악, 강아지까지 어느 것 하나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는 공간이었다. 양평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음악카페 더치하우스에서 음악을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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