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아브뉴프랑에 위치한 우테이블을 방문한 후기 글이다. 회사 동료분들과 회식을 했고, 결론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우테이블은 숙성 한우를 무쇠 주물팬 위에서 홀 셰프가 직접 구워주는 곳이다.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그만큼 맛있는 식사를 제공한다.

처음 주문은 가장 무난한 등심과 채끝살을 주문했다. 150g에 5~6만원으로 가격은 정말 비싼 편이다. 소고기라 많이 먹기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인당 최소 10만원은 예산으로 잡고 가야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다. 그래도 제공된 고기의 단면을 보니 눈이 내린 것 같이 예쁜 게 고기의 질이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었다.

고기가 구워지는 것을 기다리기 아쉬워 육회도 주문했다. 채썬 배가 바닥에 깔려 있고, 트러플 오일에 버무려진 육회 위에 잣과 깨가 올려져 있다.

가격은 사악하지만, 맛은 최고다. 한우 겉면에 트러플 오일이 버무러져 부드럽게 씹는 맛이 있다. 한입 입에 넣으면 육회의 향과 트러플 오일의 향이 은은하게 입 전체에 퍼진다. 함께 간 동료들도 모두 감탄하며 먹었다. 지금까지 먹어본 그 어떤 육회보다도 맛있었다.

육회 한접시를 비우니 고기가 다 구워졌다. 고기는 직원분이 직접 구워주신다. 등심은 다른 부위보다 육향이 확실히 진했다. 상대적으로 씹는 맛도 있지만, 한우이기에 기본적으로 매우 부드럽다. 새우살은 확실히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 맛이 있다.

우테이블의 거의 모든 부위를 먹어보았다. 새우등심, 채끝, 살치살, 안창살, 토시살, 치마살은 직접 구워먹었고, 옆 테이블의 동료가 맛있다며 몇점 건네준 것까지 생각하면 기억도 다 나지 않는다. 부위마다 식감과 풍미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것 하나 빠짐 없이 다 맛있었다.

후식으로 물냉면을 주문했다. 살얼음에 고기도 한점 올라가 있다. 전형적인 톡 쏘는 냉면과는 달리 육수가 슴슴하다. 평양냉면 정도는 아니고 적당히 슴슴해서 기호에 맞게 식초를 넣어먹을 수 있다. 평양냉면은 심심해서 싫고, 톡 쏘는 고깃집 냉면이 싫다면 정말 만족할만한 맛이다. 내 입맛에는 딱 좋았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식사였지만, 이제 정말 마무리 후식이다. 고깃집에서 볶음밥을 먹지 않을 수 없어 2인분만 주문했다. 볶음밥에 차돌까지 들어가 있어 굽는 냄새만 맡아도 향긋하다. 터질 듯이 배부른 와중에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 다른 고깃집의 볶음밥과 다르게 좀 더 절제된 매운 맛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가격대가 높아 내 돈 주고 먹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분위기도 좋고, 고기도 직원분이 직접 구워주고 무엇보다 정말 맛있다. 특별한 날, 편안한 공간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다면 추천하는 음식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