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거의 가보지 않은 내게 젤라또는 그저 비싼 아이스크림이었다. 그랬던 내가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 후 젤라또에 푹 빠지게 되었다. 이탈리아에서 맛본 그 젤라또의 맛을 한국에선 느낄 수 없을지 열심히 찾아보았다. 이 글은 젤라또를 소개하면서 이탈리아와 한국에서의 내 젤라또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젤라토라고도 불리는, 젤라또란 무엇일까?
젤라또란 이탈리아의 전통 아이스크림이다. 젤라또는 이탈리아어로 ‘얼었다’는 의미이며 라틴어 젤라투스(gelātus)에서 파생된 단어라고 한다. 젤라또도 아이스크림의 한 종류이며 과즙, 과육, 우유, 설탕 등을 조합하여 만드는 아이스크림이다. 영어권 국가에서는 젤라또를 ‘이탈리아식 아이스크림’을 지칭하는 의미로 쓴다고 한다.
젤라또와 아이스크림의 차이는 무엇일까?
젤라또와 일반적인 아이스크림과는 큰 차이가 있다. 재료부터 제조 방법, 영양분에서 맛까지 모두 차이가 있다.
- 맛 : 공기 함유량이 35% 미만으로 적고 밀도가 높아 쫀득한 맛이 있다.
- 영양분 : 유지방분의 함유량은 4~8% 수준으로 일반적인 아이스크림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따라서 엄밀히 따지면 아이스크림이 아닌 ‘아이스 밀크류’로 분류된다. 그리고 저지방이기 때문에 칼로리도 일반적인 아이스크림보다 낮은 편이다.
- 재료 : 우유, 크림, 설탕이 들어간다는 점은 일반적인 아이스크림과 비슷하다. 하지만 젤라또는 추가적인 맛을 낼 때 인위적인 재료보다 천연재료를 더 많이 사용한다.
- 제작 방식 : 이탈리아의 가게들은 공장에서 납품받지 않고 매장에서 직접 젤라또를 만든다. 한국도 공장에서 납품받는 방식이 대부분이지만, 매장에서 직접 젤라또를 만드는 가게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젤라또는 아이스크림보다 약간 더 높은 온도에서 저장되어 더 부드러운 질감을 느낄 수 있다.
이탈리아인의 젤라또 사랑
이탈리아인들은 음식에 진심이다. 그리고 그들은 젤라또에 대해서도 진심이다. 이탈리아인들이 젤라또에 진심이구나 느낀 점들을 정리해보았다.
- 이탈리아에는 젤라또 대학도 있다. 2003년에 젤라또 제조 기술 양성을 위해 설립되었다고 한다.
- 이탈리아 정부가 공인하는 젤라또 인증이 있다. “Ospitalità Italiana” 인증인데, 이탈리아 상공회의소가 해외에 있는 젤라또 가게 중 최고의 이탈리아 음식 및 경험을 제공하는 매장에 부여하는 인증이다. 한국에도 이 인증을 받은 가게들이 있는데 아래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 이탈리아 내에서 정부 인증을 받은 젤라또 가게들은 모두 엄격한 자격 검증 절차를 거친다고 한다. 매장에서 직접 젤라또를 만들어야 하고, 재료나 영양성분, 제작 방식 등을 모두 점검한다고 한다. 이탈리아 여행할 때 10년 이상 이탈리아에서 거주한 가이드님이 알려주셨다.
- 이탈리아인들에게 젤라또나 일반 아이스크림이나 똑같은 것 아니냐고 하면 화를 낸다고 한다. 농담 반, 진담 반이지만, 마치 우리나라 사람에게 일본의 기무치나 한국의 김치나 똑같은 것 아니냐고 하면 나라도 화가 날 것 같다.
이탈리아 여행 중 만난 젤라또 맛집들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도 젤라또를 정말 많이 먹었다. 맛으로 순위를 매기기 어려울 정도로 다 맛있었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내가 방문했던 가게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 Gelateria Dondoli: 이탈리아의 산 지미냐노라는 지방에 있는 매장이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이탈리아 젤라또 챔피언이 운영하는 매장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내에서 젤라또 관련 대회가 열리는데 그곳에서 1등을 한 가게라고 한다. 작은 마을인데도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붐빈다. 그래도 정말 맛있다. ‘피스타치오’와 ‘이탈리안 가든’이라는 맛은 정말 추천한다. 산 지미냐노 투어를 따로 예약하지 않으면 따로 방문하긴 어려운 곳이다.
- Gelateria La Romana : 구글 맵 후기가 무려 9천 개가 넘는데도 4.7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유지하고 있다. 호텔 근처에 있어서 아무 생각 없이 방문해 보았는데 너무 맛있어서 또 사 먹었던 기억이 있다. 쫀득하고 인위적이지 않고 은은한 향이 인상 깊었다. 직원들이 친절해서 더 기억에 남는 곳이다.
- Gelateria Old Bridge : 바티칸 성당 투어 후에 가이드님의 추천으로 방문했다. 맛도 좋고 직원분들이 유쾌하고 친절했다. 바티칸 투어를 간다면 투어 후에 먹기에 딱 좋은 위치에 있다.
- Venchi : 로마 떼르미니역 내에 있는 프랜차이즈 젤라또 매장이다. 외국인도 많이 방문하는 곳이라 정통보다는 좀 더 대중적인 맛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국의 젤라또 맛집 추천
한국에도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Ospitalità Italiana” 인증을 받은 젤라또 브랜드들이 세곳 있다. 마치 한국 정부에서 해외 가게들에게 김치 맛을 인정한 것과 같은 것이니 믿고 방문해봐도 좋은 가게다. 스쿠퍼 젤라또 사장님의 후기에 따르면, 이 인증을 받을 때는 실제로 관계자가 주방 구석구석까지 살펴보고 검증한다고 한다.
- 스쿠퍼 젤라또 : 총 2개의 지점이 있고, 경복궁점과 삼각지점이 있다. 이 중 스쿠퍼 경복궁점에 다녀와서 후기도 썼었다. 한국에서 먹어본 젤라또 중 이탈리아에서 맛본 젤라또와 가장 비슷했다.
- 젤라띠 젤라띠 : 세개의 브랜드 중 매장 수가 가장 많다. 2023년 기준 총 10개의 매장이 있다. 서울, 경기, 부산 등에 매장이 있으니 한번 방문해봐도 좋을 것 같다. 최근에 젤라띠 젤라띠 KT송파타워점에 다녀온 후기를 썼다.
- 젤라떼리아 징코 : 젤라떼리아 징코는 회현역에 하나의 매장만 있다.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일단 한국에서 “Ospitalità Italiana” 인증을 최초로 받은 곳이다. 그리고 사장님이 이탈리아 젤라또 대학과 I.F.S.E 요리학교 출신이라고 한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