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회사에 입사한 지 6개월이 된 어느 초여름날이었다. 반년동안 새로운 환경에서 업무를 익히느라 머릿속이 온통 복잡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문득 이 바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아내와 함께 즉흥적으로 양평 여행을 다녀왔다.
컨셉은 ‘조용하고 여유로운 여행’이었다. SNS에 올라오는 핫한 여행지가 아닌 조용한 곳들을 찾아서 다녀왔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여행하는 동안 머릿속을 완전히 비우고 오랜만에 온전한 휴식을 할 수 있었다. 이 좋은 곳들을 나만 알기는 아쉬워서 몇군데 소개하고자 한다.
칸트와 함께 산책을, 칸트의 마을 카페
조용한 여행의 시작점으로 이보다 알맞은 곳이 있을까? 칸트의 마을은 ‘산책’을 키워드로 지어진 카페이다. 실내는 조금 어수선하지만, 카페 바깥쪽에 마련된 꽤 넓은 산책로를 걷다보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곳곳에 설치된 칸트의 명언들도 산책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칸트가 걷던 독일의 오솔길이 이런 느낌이었을까? 위로 곧게 뻗은 나무들 사이로 걷다보면 마치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처럼 느껴진다. 머릿속이 복잡하다면, 칸트의 마을에서 오솔길을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 속에 다 담지 못한 멋진 공간들이 많으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칸트의 마을 관련 더 자세한 후기가 궁금하다면 아래의 글을 추천한다.
텃밭에서 직접 수확한 재료들로 만든 음식들, 콩리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산책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싶을 때 추천하고 싶은 곳이 있다. 가게 뒤의 텃밭에서 직접 수확한 재료들로 음식을 만드는 곳인 콩리이다. 도토리묵, 두부 등을 매일 아침 직접 만드신다고 한다. 정성어린 음식이 맛이 없을 수 있을까? 맛에 감탄하며 정신 없이 먹다보면 훌륭한 맛은 둘째치고 음식들이 마치 보양식처럼 느껴진다.
전병도 지나치게 맵지 않고, 반찬들도 하나같이 다 맛있다. 팥죽에 옥수수 알갱이들이 버무려진 반찬이 맛있어서 여러번 리필해서 먹었다. 획일화된 미국산 옥수수가 아닌 텃밭에서 자란 개성있는 옥수수 알갱이들이 눈에 띈다. 건강한 재료들로 만든 건강한 음식이 먹고 싶다면, 콩리를 추천한다. 콩리와 관련된 더 자세한 후기는 아래의 글을 추천한다.
예쁜 서점에서 여유로운 독서를, 양평애 서점
배를 든든히 채웠다면, 마음의 양식을 채울 시간이다. 요즘 오프라인 서점은 찾아보기 어렵고, 그마저도 대부분이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인 경우가 많다. 간혹 개성 있는 서점을 발견하면 반갑기까지 하다. 양평애 서점은 개성 있는 인테리어와 방문자들을 위한 독서공간이 매력적이다.
창가에 걸터 앉아 마음에 드는 책 하나를 골라 잡고 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바깥 풍경도 예뻐서 책을 보든 풍경을 보든 마음이 평온해진다. 평소 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곳에 방문해보면 어느새 책 한권을 들고 창가에 걸터앉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잠시 우주로 떠나는 여행, 중미산 천문대
중미산 천문대는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별을 관측할 수 있는 천문대이다. 도시에서 살다 보면 정말 ‘별 볼 일’ 없는 경우가 많다. 오랜만에 고개를 들고 하늘을 하염없이 보다 보면, 어느새 하나 둘 별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미리 준비된 천체망원경으로 보면 여러 별과 별자리들까지도 자세히 감상할 수 있다.
별을 감상하기 전, 천문 영상 교육도 들을 수 있다. 진행하시는 분이 유쾌하게 소개해주셔서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재밌게 들을 수 있었다. 양평의 낭만적인 밤하늘을 감상해보고 싶다면, 중미산 천문대를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콘서트에 온 듯한 착각이 드는 곳, 음악카페 더치하우스
혹시 음악을 좋아한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맛있는 커피와 수준 높은 스피커가 들려주는 음악이 있는 곳이다. 수를 세기 어려운 스피커의 개수와 콘서트 실황 CD들을 보다보면 음악에 대한 사장님의 진심이 느껴진다.
한낮에 방문했는데도 낭만적인 분위기를 한껏 느끼고 왔다. 고급 스피커들이 내뿜는 생생한 소리들을 듣고 있다보면, 어느새 콘서트장에 와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친절한 사장님과 귀여운 강아지들까지 완벽한 공간이다. 양평에서 조금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면, 음악카페 더치하우스를 추천한다. 음악을 좋아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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