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히로이는 맛집 불모지인 중랑구에 위치한 스시 오마카세 가게다. 일반적인 맛집도 찾기 힘든 중랑구에 한줄기 빛처럼 스시 오마카세 가게가 생겼다. 가게 내부도 깔끔하고, 사장님의 입담도 좋고, 맛도 좋다. 무엇보다 중랑구에 위치해 있어서 가성비도 좋다. 이번에 결혼 기념일을 맞아 아내와 함께 다녀온 내돈내산 후기를 적어보았다.
깔끔한 내부와 테이블 세팅
상봉역 근처의 빌라촌에 이런 오마카세 가게가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보이는 깔끔한 가게 내부가 인상깊었다. 셰프 한 분과 직원 한 분이 운영하는 10석의 아담한 매장이다. 위 사진은 식사를 다 마친 후에 찍었지만 그래도 정갈한 모습이다.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갈 때까지 친절함은 물론, 코스 하나하나에서 스시에 대한 셰프님의 진심이 느껴졌다.
한쪽에 마련된 행거에 외투를 걸어두고 자리에 앉았다. 가격이 있는 스시 오마카세 가게답게 정갈하게 테이블이 세팅되어 있다. 아내와 나 말고도 이미 많은 분들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정성스레 준비된 음식들
잠시 기다리니 사장님의 소개 멘트와 함께 차완무시가 제공됐다. 차완무시는 일본식 계란찜에 간단한 고명이 올라가 있는 형태다. 양은 적지만 짭쪼롬한 맛이 식욕을 돋운다.
처음으로 제공된 생선은 광어였다. 반나절 숙성해서 그런지 쫄깃하고 입에 촥 감기는 맛이 있었다. 스시 가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선이지만 맛있었다.
다음으로는 아귀간 토스트가 준비되었다. 바삭한 빵 위에 아귀 간이 올라가 있다. 핑거푸드처럼 간단하게 먹기에 좋다. 진하면서 고소하고 담백한 향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마지막 애피타이저로 여러 식재료가 조금씩 담긴 요리가 나왔다. 해초와 딸기, 그리고 한치에 열빙어알이 들어가 있었다. 상큼한 맛이 식욕을 완전히 돋우게 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스시가 제공됐다. 첫번째로는 전갱이가 나왔다. 셰프님이 생선 위에 간장을 직접 발라주시기 때문에 따로 간을 할 필요가 없다. 전갱이는 풍미가 확 느껴지는 맛이었다. 이후에는 이틀간 숙성한 줄무늬 전갱이도 나왔다. 그 외에도 껍질쪽을 살짝 익힌 지중해 농어와 단새우도 나왔다.
이번에는 백된장에 3일정도 숙성시킨 삼치 구이다. 숙성시킨 생선 구이라니 굉장히 귀하다. 속이 너무 촉촉하고 부드러워서 아내와 감탄하며 먹었다. 담백한 삼치를 맛보고 입가심으로 절인 토마토도 먹었다.
이번엔 선홍빛의 참다랑어 뱃살이 나왔다. 눈에 보이는 그대로 기름지고 아주 부드럽다. 입에 넣자마자 눈 녹듯 사라진다. 이외에도 간장에 절인 새빨간 참다랑어도 나왔는데 이것도 매우 부드러웠다.
코스의 재료는 수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셰프님이 좋아하는 생선을 쓰신다고 한다. 초밥의 기본적인 맛을 좌우하는 샤리(밥)는 밥알 한 알 한 알이 느껴지는 고슬한 스타일이었고 세 가지 식초를 배합해 간을 맞췄다.
식사로 특이한 우동이 나왔다. 구운 대파를 우려낸 육수에 대파를 튀겨서 고명으로 올린 우동이다. 일반적인 우동면과 다르게 면발이 얇은데 3대 우동면 중 하나인 고토 우동면이라고 한다. 면발이 쫄깃한 건 둘째치고 육수에서 대파의 풍미가 진하게 난다. 국물은 맑은데 향은 정말 진해서 마음같아서 리필을 하고 싶었다.
후식으론 마카다미아 아이스크림이 나왔다. 결혼기념일이라고 하니 촛불도 꽂아주셨다.
스시히로이 총평
전반적으로 내 입맛에 딱 맞는 구성이었다. 같은 구성으로 서울 다른 지역구에 위치해 있었으면, 더 비쌌을 텐데 합리적인 가격에 먹을 수 있었다. 조용한 분위기이긴 하지만 중간중간 셰프님의 입담으로 재밌게 해주셔서 더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어떤 곳은 셰프님이 분위기를 띄운다고 부담스럽거나 무리한 개그를 던질 때가 있는데 이곳은 그렇지 않아서 좋았다.
우리와 같은 시간에 식사한 분들 중 부모님 나이대의 분이 세분 정도 계셨다. 그만큼 오마카세 문화가 많이 보편화된 것 같다.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과 즐거운 식사를 하고 싶다면 스시히로이를 추천한다.
- 스시히로이 네이버 지도
- 스시히로이 인스타그램
- 런치 5만원, 디너 8만원(주중/주말)
- 예약 : 예약은 캐치테이블로 하는 것을 추천한다.
- 주차 : 상봉역 인근 골목이라 주차가 쉽지 않다. 주차는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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