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여행을 가는 이유는 다양하다. 액티비티를 즐기고 싶은 경우도 있고, 명소를 가고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의 경우는 서울에서 느끼지 못한 ‘온전한 휴식’을 누리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적이었다.
강릉 서지초가뜰 카페는 이 목적에 딱 맞는 카페였다. 핫한 대형 카페가 아니라 작은 한옥으로 만든 카페였다. 혀를 자극하는 빵은 없지만, 전통떡인 씨종지떡이 있었고 전통차가 있었다. 사람이 많아 번잡하지도 않았고, 시끄럽지도 않고 여유를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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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까지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다. 분명 포장된 도로인데 마치 비포장 도로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도로 관리가 잘 안되어 있다. 하지만 주차장에 주차하고 카페로 걸어가는 길부터 환상적이다. 어떻게 여기에 카페를 차릴 생각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외진 곳에 홀로 이 한옥 카페가 있다.
학창시절에우리나라도 지역마다 집을 짓는 방식이 달랐다는 것을 교과서에서 본 기억이 있다. 서지초가뜰도 강원도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지어진 것 같았다.
안으로 들어가니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원래는 카페가 아닌 식당을 하셨다고 한다. 그것을 증명하듯 20~30년 전에 이 카페가 나온 신문들의 스크랩이 벽에 붙어 있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지고 시간 여행을 하는 듯했다. 역사가 오랜 장소를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을 카페에서 느낄 줄은 몰랐다.
커피는 평소에도 지겹도록 마시니 이곳에서는 왠지 꽃차가 마시고 싶어졌다. 서울 어디에서 이런 꽃차를 마셔보겠는가. 브랜딩꽃차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자극적이지 않고 꽃의 향기가 향긋했다.
씨종지떡은 강릉의 종가집에서 해먹었던 떡이라고 한다. 많이 달지 않고 밤과 단호박 같은 여러 속재료들이 들어가 있어 맛있었다. 무엇보다 한옥에서 떡과 차를 마시니 마음이 절로 여유로워지는 기분이다.
아내와 연애할 때부터 강릉은 여러번 와본 곳이다. 그리고 도시만큼이나 빠르게 바뀌는 것처럼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핫한 관광지’로 변모하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이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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